취준생과 자존감에 대하여

스스로를 자존감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해 왔다.

본격적으로 취업시장에서 나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기 시작한 작년 말 부터, 나는 평소 입에 담지 않던 부정적이고, 낙담적인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학교를 나름 열심히 다녔다고 생각했으나,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보다. 여유는 없어야 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의 뒷받침은 모두 '졸업전 취업' 이라는 암묵적인 사회적 기준에 나를 끼워맞추며 시작되었다.

나도 모르는 새, 스스로를 '취업 or 백수'라는 틀에 맞춰서 평가하고 있었다.

매일 작게 또는 크게 나를 타인과 비교질 하고 있었다.

단지, 잠시 쉬어가자라는 마음이었는데

동력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나의 큰 장점이었던 '실천력', '행동력'이 다시 재기하지 못하게 스스로를 좀 먹어 가고 있었다.

우울증은 나약한 사람이 걸리는 병이며,

힘들다고 징징대는 사람은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사람은 경험한 것만 보인다 던데 맞는 말 같다.

내가 겪어보고 나니, 처음 느껴보는 당황스러운 감정에 혼란스러웠고

'이건 내가 아닌데...내가 왜이러지'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약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 그 누구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울증이란 누구든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였다.

이번에 겪은 성장통은

누군가 겪을 수 있는 아픔,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

'지금 떨어져 보면, 나중에 떨어질 때는 덜 아프겠지!'

그렇게 나를 다독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