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철학수업에서 말하는 행복 : 대학생 스스로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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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교양 강의에서 들었던 '철학의 이해' 수업이 생각나는 저녁이다. 

평소 친구들은 나를 "활달하고, 사람과 부데끼는 걸 좋아하는 애"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나는 혼자 글 쓰고, 책 읽고, 사색하는 걸 좋아했다. 

 

밖에서 하루 에너지를 다 쓰고 온 날에는, 짧게는 이틀이고 길게는 일주일을 방구석에 틀혀박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사회에 노출된 내 모습은, 진짜 '나' 와는 괴리감이 많이 느껴져서 우울감이 찾아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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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 문제는 여타 외부적 요인처럼 관찰로서 알아낼수 없었다. 분명 내 안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나는 철학 책을 읽어 나갔다. 이럴 거면 행정학과가 아니라 '철학과'를 갔어야 했나 싶었다. 

결국, 대학교 3학년 교양과목으로 '철학'수업을 듣기로 결심했다. 

첫 수업에 등장한 교수님은 괴짜 같은 느낌이 물씬났다. 

회색의 장발, 스카프에, 트렌치코트, 애플와치, 클래식구두, 클래식 서류가방..무엇보다 수업 자료를 가져오지 않으셨다. 

 

수업을 통해 공부한 내용 중에, 지금까지 기억나는 철학자는 니체와  에피쿠로스다. 

• 니체는 서구의 오랜 전통을 깨고, 기존의 기독교를 부정했다. 그리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 에피쿠로스는 쾌락주의로서 행복을 설명했다. 하지만 쾌락중에서도 불필요한 쾌락(부, 명예, 권위)은 멀리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행복의 공식을 성취/욕망 이라고 본다면, 에피쿠로스는 분자인 성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분모인 욕망을 줄임으로써 행복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참고 : https://najaechul.tistory.com/entry/에피쿠로스의-행복론[금재설화(錦載屑話)] )

시대가 변함에 따라 행복의 공식도 함께 변했다. 그리고, 시대의 철학은 돌고 돌아 다시금 찾아왔다. 예를들어, 2019년도의 행복 트렌드 였던 '소확행'은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확행을 자세히 보면 에피쿠로스의 '욕망을 줄임으로서 행복을 늘림' 과 맥락상 비슷하다. 적은 욕망(소소한 행복)을 통해 확실한 행복을 얻는 다는 측면이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무신론자, 불가지론자로서 (절대적 진실과 진리는 부정확하며,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 니체와 에피쿠로스의 철학적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 

현대사회에는 소위 우리가 '성공'이라 부르고, 성공을 드러내는 재화가 너무나도 많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대학, 직장, 자동차, 집, 기계, 옷, 명예, 부 등이 있다.

현실적으로 행복의 공식이 성취/욕망 이라면, 저 많은 것들을 모두 성취할 수 있을까?  하루에 1시간을 자고 나머지는 모두 성공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죽기전까지는 가능할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성공을 나타내는 지표는 매분 매초 새롭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성공을 드러내기 위한 새로운 브랜드는 계속 탄생하고 있다. 

에피쿠로스 관점에서 보았을때 이러한 쾌락을 추구한다면, 나는 계속 불행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니체는 하나의 진리는 없다고 했고, 끊임없이 의심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의 권력에 압도 당하지 않고, 내 안의 권력을 쥐는게 중요하다. 

 

이런 철학을 떠올리며, 요새 나는 사회적으로 성공으로 대변되는 여러 가치에 잠시 귀를 닫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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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행복을 풀다' (저자_모가댓)을 읽으며, 몇가지 과학으로 입증되고 있는 '뇌'라는 존재가 어떻게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를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나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생각없애기 훈련, 생각을 3인칭으로 관찰하기, 명상 훈련같은 것이다. 

 

 

다른 청년들은 각자 어떤 방식으로 행복을 풀어내는지 궁금하다. 또 어떻게 슬럼프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는지. 각자의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세상은 재밌고 또 호기심가득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