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인문학 02 _어느 날 갑자기란 없다.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라는 말을 종종 쓰곤 한다.

이 말은 자신 인생의 서사를 놓치고 있을 때 주로 쓰게 된다.

어제에 무슨 일이 있었고, 오늘은 무슨 일을 했고, 내일은 무얼 할 건지 모르고 있을 때 삶의 맥락을 잃는다.

맥락을 놓치는 이유는 본인이 바쁘거나, 바쁘지 않아도 여유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일 것 이다.

분명 어제가 오늘을 만들었고, 오늘이 내일을 만든 것이라서,

어느 날 갑자기 된 일은 없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오늘 밤 나는

그 동안의 서사를 머리 속에 한 번 그리며 잠에 든다.

돌이켜 보면, 생각 보다 역동적이고 신기한 서사속에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살면서 감사한 기회가 많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운이 참 좋았다.

많은 것들이 내 노력으로만 이루어진 줄 알았는데.

좋은 상황과 그에 맞게 흘러가는 맥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아직 잠들지 못한 누군가의 밤에,

그의 서사에도 혹시 내가 그려진다면, 그에게 부디 편안한 밤이 될 수 있는 기억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