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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6

영감의 원천 요새 쓰고 싶은 글이 마구마구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러다 문득, 이 영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영감의 원천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실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여러 굴곡에서, 보통 아래로 심하게 꺾이는 지점에서 글이 많이 나오곤 했던 것 같다. 마음이 지옥같을 때에,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듯이 미친듯이 일기에다 풀어내는 것 처럼. 머리속에 생각과 고민이 너무 많아서, 견디지 못하겠을 때에 주로 글을 많이 쓰게 되었던 것 같다. 배설하듯 써내려가는 글이라 하더라도. 어쨌든 글이 마구마구 나와서 좋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예쁜 글이 쓰기가 어렵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런 시기에 쓰여진 글은 주로 슬프고, 어두운 분위기가 낸다. 그런데 나는 분명 희극 보다는.. 2024. 2. 7.

아름답다 와 나답다 '아름'의 어원은 '나', 그래서 아름답다는 것은 나 다운 것이라고 한다. 나를 언제쯤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타인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을 바라고, 그 아름다움에 목말라했던 시간들로 내 20대는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답을 찾을 수 없어서 지루하고, 지겹고, 지독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다운 게 아름다운 것이라니. 마치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처럼. 이미 나한테 아름다움이 있다는 뜻인가? 세상에 많은 진리와 이치가 결국에 내 안의 것으로 귀결되는 것처럼 (부처는 내 안에 계신 달지.. 하나님은 이미 나와 함께 하신 달지..), 이 말도 그러한 걸까? 이 말과 관련해서, 내가 살면서 겪어보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하나 있다. 내 시선을 늘 타인을 향해 두면, 나의 부족한 면이 자꾸 .. 2024. 2. 5.

뇌가 말랑말랑해진 합정에서의 나들이 글을 쓰고 싶은데, 주제가 떠오르지 않던 중에 친구와 약속이 잡혀 합정에서 보게 되었다. 수다를 3시간 정도 떨고나니, 심심해져서 서점이나 가볼까 하고 카카오맵에 서점을 검색했다. 가장 별점이 높았던 '땡스북스'라는 서점을 방문했다. 각 책들의 표지에는 서점주인이 적은 듯한 5줄정도의 짧은 설명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혀있었다. 난 책 다섯권 정도를 무작위로 뽑아서, 무작위로 몇 페이지를 골라서, 무작위로 그 페이지들의 몇 구절을 읽었다. 그 기분이, 혼자 카페에 가서 앉아 있을때 의도치않게 여러 사람들의 각자 사는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조금씩 엿들은 느낌이었다. 집중하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재미있었다. 왠지 심각하게 느껴지던 내 일상에서 살짝 멀어진 기분, 왠지 뇌가 왠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2023. 4. 16.

시원한 파도, 따뜻한 커피 - 2022 봄이 왔다. 다시 봄이 왔다. 매년 4월이 되고 연분홍 꽃봉우리가 피어오르는 걸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설렌다. 이번 봄에는, 계절을 만끽하리라는 마음으로 벚꽃나무를 찾아다녔다. 코로나로 인해 벚꽃축제를 하는 곳은 적지만, 벚꽃나무를 들어내지 않는 한 벚꽃 길은 있을 테니까. 5년 전쯤엔가 가족들과 경포대에 놀러갔다가, 경포호에 벚꽃이 만개했던 것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난 회사 연차를 내고, 남자친구와 함께 강릉 경포대로 즉흥적으로 떠났다.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강릉의 오전 11시, 시원한 파도가 세차게 치고 있었다. 불규칙적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 봄이 지나면 또 내년 봄을 기다려야 하니까. 마음껏 올해의 벚꽃을 즐기고 싶다.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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