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한 채식 #채식주의 #채식 #육식 #식습관

고기를 너무 좋아한 우리 집 밥상에는 한번도 고기반찬이 빠진 적이 없었다.
또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 집은 단 한번도 동물을 키우지 않은 적이 없었다. 서울에 살았을 때는 강아지, 토끼, 새를 키웠다. 강원도에서 살았을 때는 닭, 칠면조, 오골계, 토끼, 거위, 강아지, 고양이 등을 키웠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이런 사실이 묘하게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강원도로 이사를 간 후, 오랜 시간 혼자 있어야 했던 나에게 유일한 친구는 동물이었다. 동물에게서 사람보다 더 큰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우리집은 고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열심히 모이주고 키우던 닭을 잡기도 하고, 일주일에 최소 1번은 보신탕을 먹으러 가곤 했다. 하지만 나는 고기를 먹을 때마다 왠지 모르는 불편한 마음을 느꼈다.

성인이 되고, 우연히 유튜브에서 채식주의를 하는 작가의 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채식주의자를위한 식당이 많이 없고, 메뉴 선택이 한정적이다. 그래서 그 작가는 채식주의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각자 요리한 채식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다양하게 차려진 채식요리는 꽤 인상적이었다.

파스타, 만두, 두부스테이크 등 생각보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많았다. 작가와 친구들은 서로 채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채식을 시작한 이후의 변화, 그리고 채식요리 레시피에 대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작가의 유튜브 영상은 내게 작은 충격을 줬다.

지금까지 음식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꽤 수동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육식을 할 때 이유모를 불편감을 느낀다면, 한번쯤 육식을 그만두고 채식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인데. 이제껏 내가 채식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식당 메뉴판에서 적당한 음식을 찾아 주문하고, 내 입을 즐겁게 해주는 맛있는 음식만을 찾았다. 그 음식들은 때론 너무 기름지기도 하고, 달기도 하고, 짜기도, 고소하기도 했다. 나는 오로지 맛을 느꼇을 뿐,음식을 섭취 할때 느끼는 감정에는 귀 기울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난 채식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채식주의자가 되려는 마음까지는 아니다. 채식요리로 꾸려진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 내 기분이 좋아진다면, 사랑스러운 동물을 마주했을때 내 마음 속 어느 한켠의 죄책감도 없이 온전히 그들에게 애정을 보여줄 수 있디면, 채식을 계속 이어갈 것 같다.

만약 육식이 너무 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제 저녁, 처음 채식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고 채식을 위해 어떤 재료를 사야 할 지 몰라서, 아래처럼 마트에서 장을 봤다.

마트에 두부파스타면을 팔기에 호기심에 구입해봤다. 그리고 로제파스타 소스를 구입했다. 나름 성공적인 두부로제파스타를 만들었다. 생각보다 되게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로제파스타 소스 재료성분에 닭육수가 들어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하…ㅎㅎㅎ 일단 저 소스를 지인에게 선물로 나눠줘야 할 것 같다.

채식을 하면서 알게된 여러가지 레시피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앞으로 공유해보고 싶다.

채식요리에 대해 좋은 팁을 가지고 계신 분이나, 채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이라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