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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18

뇌가 말랑말랑해진 합정에서의 나들이 글을 쓰고 싶은데, 주제가 떠오르지 않던 중에 친구와 약속이 잡혀 합정에서 보게 되었다. 수다를 3시간 정도 떨고나니, 심심해져서 서점이나 가볼까 하고 카카오맵에 서점을 검색했다. 가장 별점이 높았던 '땡스북스'라는 서점을 방문했다. 각 책들의 표지에는 서점주인이 적은 듯한 5줄정도의 짧은 설명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혀있었다. 난 책 다섯권 정도를 무작위로 뽑아서, 무작위로 몇 페이지를 골라서, 무작위로 그 페이지들의 몇 구절을 읽었다. 그 기분이, 혼자 카페에 가서 앉아 있을때 의도치않게 여러 사람들의 각자 사는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조금씩 엿들은 느낌이었다. 집중하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재미있었다. 왠지 심각하게 느껴지던 내 일상에서 살짝 멀어진 기분, 왠지 뇌가 왠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2023. 4. 16.

변화는 휘황찬란하게 오지 않는다. 무언가 목표가 생겼을 때, 우리는 변화하고자 노력한다. 언젠가 극적으로 달라진 내 모습을 기대하며, 휘황찬란한 결과가 나타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진 않다. 우선 극적으로 변화가 오지도 않을 뿐더러, 변화가 이루어진 순간이 내게 '휘황찬란'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은 매우 느리고도, 스며들듯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변화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딱히 그 변화가 놀랍게 느껴지지 않을 지 모른다. 운동이든, 공부든, 외모꾸미기든. 사람들이 극적인 결과를 바랄수록 점차 처음의 굳은 결의는 사라져가고, 실망감만 커질 뿐이다. 하지만 누구나, 끝까지 지루한 변화를 견뎌낸 사람이라면 - 마침내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변화는 참으로 천천히 스며들어가는 과정이다. 2022. 10. 12.

시원한 파도, 따뜻한 커피 - 2022 봄이 왔다. 다시 봄이 왔다. 매년 4월이 되고 연분홍 꽃봉우리가 피어오르는 걸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설렌다. 이번 봄에는, 계절을 만끽하리라는 마음으로 벚꽃나무를 찾아다녔다. 코로나로 인해 벚꽃축제를 하는 곳은 적지만, 벚꽃나무를 들어내지 않는 한 벚꽃 길은 있을 테니까. 5년 전쯤엔가 가족들과 경포대에 놀러갔다가, 경포호에 벚꽃이 만개했던 것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난 회사 연차를 내고, 남자친구와 함께 강릉 경포대로 즉흥적으로 떠났다.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강릉의 오전 11시, 시원한 파도가 세차게 치고 있었다. 불규칙적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 봄이 지나면 또 내년 봄을 기다려야 하니까. 마음껏 올해의 벚꽃을 즐기고 싶다. 2022. 4. 8.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카페에서 글쓰기 📖 이번주 인가, 정부 방역지침 변경으로 카페 영업시간이 11시로 연장되었다. 덕분에 난 몇달 만에 처음 카페에 글을 쓰러 왔다. 집에서는 곧 죽어도 글이 안 써진다. ---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코로나에 걸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심할 친구를 위해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 따뜻한 고구마 라떼가 나왔다. 라떼 몇 모금을 마시고, 기분 좋게 노트북을 켰다. 암호를 입력하고 화면이 열렸다. 오랜만에 열어본 새 노트북의 키 감이 좋다. 글 쓸 맛이 날 것 같다. 글도 쓰고, 데이터 분석도 하려고 거금을 주고 산 노트북인데 몇달 만에 켜본 거라 살짝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걸까? ㅋㅋ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내려 가면서, 그 동안 기록하지 못했던 여러..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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